커피향기의 Story album/고향의 향기

고향을 버리진 마오.. 일곱 번째 이야기

능금꽃 2012. 9. 3. 11:06

 

 

 

 

 

 

 

볕 좋은 마당엔 고추가 마르고‥

창고앞엔 새벽에 따온

복숭아 선별작업으로 분주하고‥

그 이웃에 사시는 정천댁 아지매

(정옥이 사촌 올케언니)께서 구경을 나오셨다。

 

♣♣♣ 안녕하셨어요~

꾸벅~ 인사를 드리니‥

“하이고!~ 이게 누꼬?

삽제댁 외손녀 ○○아이가, 반갑데이~

일요일이라 동생들하고 놀러 왔나?”

이제 할매도 안계시고

시골와도 마음이 허전할낀데…

아직도 처자 같구만‥

“그래 아~ 들은 마이 컷째?”

다들 결혼시킬때도 돼 갈끼다‥ 라고 

쉼 없는 질문으로 반기신다。^^

 

그래, 정옥이는 한 번씩 만나나?

서로 멀리 떨어져 사니

동창모임때나 얼굴보는게 다지요。

정옥이는 요새 미용실을 차리가 원장이라꼬‥

가가 원래 통이 크더이만

미용실도 크~고 좋더라~

네!~ 그래요?

개업때 갔었습니까?

응~ㅎㅎㅎ

아지매께서는 저 어릴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신 것 같아요。

오~데~ 이젠 늙어가 형편읍다‥^^

 

하략

 

건강하셔요~ 전 이제 가봐야겠습니다。

백도 셋 박스 구입하여 총총… ♣♣♣

 

 

큰동생네는 김치가 떨어졌다고

의성장에서 사온 배추로 김치도 담그고

지난 가을에 주워다 얼려둔 도토리를

일일이 껍질까서 곱게갈아 묵 만들 준비로 바쁘다。

 

 

 

 

여동생들과 태풍에 피해는 없었는지

배밭을 둘러보니

이곳에는 다행이 생각보담

가볍게 지나간 것 같다。

낙과를 아까워서 가져와 도라지, 생강,

대추넣고 달이면 건강음료로…

 

 

 

 

 

 

9월의 둘쨋 날이자 의성 장날이라

아침부터 말린 고추며 마늘,

복숭아 선별해서 상자에 담으시느라

분주한 고향입니다。

 

우리가 도회지로 모두 떠나있어도

이 들녘을 지켜내신

우리들의 부모님들께서는

오늘도 이른새벽 논밭길을 걸어와

밭고랑을 살피시며

 

요즘은 새벽 5시면

삽자루와 호미자루를 들고

논밭고랑으로 나오십니다。

 

혹시나 모를 자식들의 전화를 기다려

핸드폰을 챙겨서 목에다 걸고

구부정하니 들판으로 나오십니다。

 

아침일찍 부모님께 전화라도 넣어드리면

흙 묻은 손으로 들판의 곡식들이

화들작 놀라도록 흥분을 감추지 못하시고

아주 큰 목소리로 반갑게 받으실 것입니다。

 

보태서 손주들 목소리라도 들려드리면

산삼녹용 한재 지어드린 것 이상으로

기운이 펄펄 나실 것입니다。

 

한창 햇볕이 뜨거운 점심때 쯤이면

마을회관에서 비빕국수에

얼음섞어 드실겝니다。

또 그 자리에서 아들, 손자 전화 받으신

자랑을 자랑스레 하실 것이고

하루종일 지나 저녁 잠자리까지

흐뭇하실 것입니다。

 

고향을 떠난 사람아~

고향을 버리진 마오!

 

송아지가 엄마찾는 고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