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기의 Story album/고향의 향기

고향에서 1박2일.. 다섯 번째 이야기

능금꽃 2012. 6. 4. 17:53

 

6월의 첫 주말인 2일, 큰동생과 의성으로 향합니다。

여동생은 친구의 매실농장으로 매실따러 가기로 약속되어 있다길래

우린 의성 오일장(場)이라 오랫만에 시골 장구경을 나섭니다。

 

 

어린 날의 추억

 

갓 젖을 뗀 송아지 목줄 잡고

흙먼지 가득한 자갈길 산 넘고 들 지나

아쉬움 반 땀내 반 장터로 가는 아버지

막 캐낸 쑥 머리 가득 이고 이십리길 총총걸음

공책이랑 책가방이랑 입학선물 생각만 가득한 어머니

오늘은 내가 손꼽아왔던 바로 장날입니다。

 

 

윗마을 아랫마을 어르신들 처녀총각 지나는 마을길

앞마당 깨끗하지 않으면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씀

대빗자루 하나 들고 동네 끝까지 쓸어내도

애지중지 키운 집안동물 팔려간 자리 누런 똥 범벅되는

오늘은 내가 힘들어하는 바로 장날입니다。

 

 

어린 동생들 손목 잡고 물놀이 갔다가

물 잔뜩 먹어 헛배 부른 동생 걱정 야단 걱정에

밤늦도록 논 한가운데 볏단 뒤에 숨어 부모가슴 애간장 태우다

군침 도는 국수 한 그릇에 몰래 집안으로 숨어들던

오늘은 내가 두려워하는 바로 장날입니다。

 

끙끙 리어카 끌고 밀며 수십 번 고여 쉬는 고갯길

우리집은 왜 이리 멀어, 푸념 잦던 시절 도망치고만 싶던 철부지

구멍 난 옷 겹겹 기워 입은 부모님 헤아리지 못한

오늘은 내가 죄송한 바로 장날입니다。

 

- 윤성완님, 풍경이 머무는 곳에 -

 

 

이것 저것 둘러보며 간식거리와 과일들을 사가지고

고향마을로 오는 길에 “조문국사적지”도 들려 봅니다。

 

 

에구!~ 작약꽃이 아쉽게도 거의 다 시들었네요~ㅠㅠ

 

 

 

왕릉에서 출토된 것들을 전시할 건물로 지었는지‥ 아직 내부시설은 완공되지 않은 듯‥

 

 

잘못 찍었군요‥

사진의 맨위쪽이 잘렸는데, 신기하게도 좌측가지가 꺾인체로 상처가 아물어 살았더라구요。

 

 

이런 곳에 나앉으면 마음 스스로 착해지거늘

이런 것들의 큰 줄기의 행복자리를 바쁨에서 잠시 비켜앉아‥

 

 

삶의 중심된 줄기를 놓치고 곁가지에서 지지고 볶는 일상의 우매함에

자칫 살아감의 重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네의 바쁘디 바쁜 실없는 한 생애 아닐런지‥

 

 

산꿩이 가끔씩 날아간 한낮이 지나고

고기구워 저녁을 먹고 읍내로 나가 조문국에 관한 책이나 자료 등을 기증받으며

노래자랑도 하고있어 구경하다가 다방에서 커피도 한 잔씩하고 들어와

늦은 밤까지 옛이야기와 여유로운 독서도 하며…

 

 

논배미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합창을 들으며 아련한 밤이 깊어갑니다。

 

 

3일, 시골의 이른아침은 산새소리, 닭 울음소리, 경운기와 트렉터,

이양기 소리로 요란하게 아침이 열립니다。

 

 

 

때로는

삶의 곁가지끝에 위태위태 휘청거리는 날들에서

홀연히 놓여나 심신을 텀벙! 담궈 볼 일이다。

 

이런 자연의 너른 품에 안겨서

자연속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자연스러운 마음

자연인의 마음

 

 

큰동생이 농부같은 폼따구로 배나무에 약을 칩니다。

 

 

배나무 아래에는 동생이 가꾼 고추며 야채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네요。

 

 

 

누룽지탕에 봄철에 채취해서 얼려두었던 냉이를 넣은 된장찌게로 아침먹고

늦은 점심을 별미 어탕국수를 끓여서 먹습니다。

 

 

 

장미꽃이 너무나 예쁘게 피어 나도 한 컷!~

산행갔다가 늦게 도착한 막내동생 세워놓고 이쪽 저쪽 방향을 바꿔가며 셔터를 누릅니다。

 

 

 

 

 

동생이 처가댁 밭뚝에 오디나무가 많다며 따러 가자고 해서 갔었는데

나무가 크고 어찌나 많이 달렸던지‥ 수확이 좋습니다。

엑기스를 만들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