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기의 Story album/고향의 향기

고향에 날생이 캐러 갔디더~ 두 번째 이야기

능금꽃 2012. 3. 12. 01:37

 

 

돌담에 속살거리는 봄바람을 쫓아가다보면 마을에는 빨래가 마르고

뒷산으로 참새소리 조잘대는 여가 바로 내고향 마을이시더~

 

 

 

고향에는 요즘 날생이가 지천이디더~

나물캐는 처자들이 한가로운 이른 봄날!

 

 

노고지리는 어느결에 몇년째 날아오르지 않고

나물캐는 처자도 젊지도 않지만

이 고향 봄 그림자를 못보고 그냥이야 보낼 수가 없잖니껴?

해서 이 커피향기가 대신 고향 봄들녘으로 날생이 캐러 왔니더~^^

 

 

 

산촌의 봄은 천천히 산을 넘고, 들을 건너,

논둑, 밭둑을 넘어, 느릿느릿 고개를 넘어,

진달래 향기, 개나리 향기, 보리 내음을 품어안고

느릿하게 고향마을까지 오는가보다

오늘도 봄을 시샘하는지 몹시 세찬 바람이 불어오고‥

 

 

봄농사 준비하는 논밭의 쇠똥냄새가 바람에 실려와

코끝을 스쳐가는 논배미와 축사에도 봄기운이 가득하고

그 냄새가 별랑 싫지가 않네요。

 

 

마늘밭에도 벌써 파릇하니 잎이 돋아나고‥

인쟈! 논밭에다 거름도 내고 일손이 바빠지겠쥬?

 

 

횡계댁 어르신의 큰아들이 50살이 다되도록 장가를 안가서 늘 걱정이시더니

베트남 처자와 결혼해 고향에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를 짖는다고 하더만

옆집의 폐가까지 사서 터를 넓히고 마당엔 장작더미도 가득 쌓아놓고 참 보기가 좋습니다。

 

 

 

냉이를 캐다놓고 보쌈수육에 미나리까지 한 가득 사와 점심을 먹으니

어찌나 맛있는지 정신없이 먹느라 거의 다 비우고서야 사진을 찍습니다。

 

 

점심식사 후 따끈한 커피도 한 잔씩 마시며

봄노래를 들녘 저편으로 날려보는 고향이어라~

 

 

냉이를 어찌나 많이 캤는지 대충 손질을 하는 중‥

냉이김치가 맛있다고 하길래 담그어 볼 생각입니다。

 

 

 

그리운 고향집 가난한 처마 아래로

봄날의 저녘 해거름이 노르스름한 봄볕드는 바람벽에 기대서면

허기가 져서 엇질엇찔하던 그 옛날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