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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일을 하시고 난 뒤, 보리밥 한 덩이에 깍두기 한사발과
막걸리 한 잔 하시곤 녹초가 되시던 울~할아부지‥
아련한 추억의 그 시절!~
한 세상 그리그리 그런데로 세상 살자고요。
잠시 잠깐의 고통이야
시간의 강물을 따라나서는 무심이지요。
하늘을 올려다보며
파란게 늘 같은 파람이
눈을 내려 땅을 보면
사시사철 철철이 넘쳐나는 생명의 변화로
늘 가득한 아름다움이지요。
먹고 나서도 돌아서면 금새 또 배가 고팠던 그 시절‥
저 부엌에서 우리네 어머님들은 보통 4~6남매 게다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10여명분의 배를 채울 음식이 매끼마다 만들어 낼려면 얼마나 힘드셨을지…
소죽도 끓여야 했구요。
감자까지 넣은 꽁당 보리밥‥
꽁당 보리밥에 풋고추 다섯개‥
뒷뜰 채마밭에서 뜯은 갖가지 나물에 고추장 한 숫깔 넣고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
쓱쓱!~ 비벼서 너도 한 숫깔, 나도 한 숫깔 먹다보면 금새 양푼이 긁는 소리‥^^
저 정도면 아주 근사한 도시락이죠‥
어느날 의성의 시골길 뉘집 굴뚝연기 피어나는
한적한 한옥 한 채 눈에 밟힙니다。
문득 타임머신을 타고 40년 전 산골마을 흙벽 집으로 가는
환상에 젖어 들었습니다。
옛날 국민핵교적 수업 파하고 집으로 오면
너무나 배가 고파 마늘밭에서 알싸한 마늘쫑다리 뽑아 씹으며 집에 들어오면
항상 그렇듯이 부엌 구석지 그 자리에 걸려있는 밥소쿠리에 메달린 꽁보리밥‥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라 쉴까봐 또는 쥐나 고양이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소쿠리를 줄에 매어 걸어 놓았었지요。
커다란 양푼에 꽁보리밥을 담고 고추장이나 된장놓고
채마밭에 고추를 따서 우물로 씻어 먹었던 그 기억들이…
먹을 것 없던 그 시절에는 어찌나 맛이 있던지
다 먹고나니 동생들도 들어와 나처럼 소쿠리를 쳐다보며 배가 고파 울먹거립니다。
배고파 하늘이 어지럽다며 울며불며 엄마에게 제촉하던 동생들의 울음소리가
지금도 꽁보리밥만 생각하면 눈에 선 합니다。
“학교 파하면 곧장 올것이지” 동생들은 눈물 글썽이며 고추따고 소죽쑤고
집안일을 도우며 저녁노을에 우리집 굴뚝연기가 날 때만 기다리던…
꽁보리밥에 물 말아 된장에 고추 찍어먹던 아스라한 풍경만 그림자로 남아
오늘까지 보리밥의 슬픔으로 가슴 한켠에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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