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기의 Story album/소소한 이야기

몹시도 힘겨웠던 여름날..

능금꽃 2013. 8. 10. 19:15

 

오랫만에 동기마을 나들이를 했네요。

친구들, 그간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내가 태어나 30년이 흐른뒤 스물 두 번째로 맞이하는 여름…

이 여름이 내겐 더욱 가혹하다。

날씨마저 올해엔 40년만의 최고 더위라던가‥ 중부지방엔 잦은 비가 내리고

남부지방에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반쪽장마현상으로 견디기 힘든 나날‥

난 수술대위에 누웠다。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癌이 나도 모르게 내곁에 와 있었단다。

7월에 동생과 건강검진을 했었는데 유방에 혹이 있다며

모양으로 봐서 좋지 않은 것 같으니 외래로 나와 재검을 받아 보라는 통보로

초음파촬영과 함께 마모톱으로 조직검사를 한 결과 상피내암에서 1기로…

 

癌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충격과 두려움에 가족들에겐 덤덤한 척 웃으며 얘기했지만 

잠이 오지 않을 만큼 막막하고 두려웠다。

입원, 수술날짜가 잡히기전에도 다시 초음파촬영, PET-MR, 각종 종합검진으로 진을 뺀 후에야 

8월 1일 입원하여 2일 수술실에 들어갔다。

처음 담당교수님의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우려까지 듣고는 상심이 컸었는데

그래도 불행중 다행스럽게도 조기 발견에 부분절제로 수술은 잘 되었다고…

 

우리 나이쯤 되면 자기 자신에게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돈이나 명예나 그런 것보다는 건강에 대해서… 

“누군가 때문에 내가 죽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이 한 사람 쯤은 있어야 될 것 같다。

이기가 이타가 되고 이타가 이기가 된다。

지독히 이기적이 됨으로써 이타적이 되고, 이타적인 것이 가장 지독한 이기가 된다。

그것을 우린 사랑이라 말하지 않을까‥

 

그래서 癌이라는 소식을 듣고 수술을 앞두고서도 아무 문제 없다는 양 웃을 수 있었던 건

내 주변의 모두에 대한 신뢰이며 그리고 배려였다。

자기 건강에 대해 이기적이 되라는 것은 그로써 걱정하는 주위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켜야만 하는 가족들, 그동안 맺어진 인연, 관계들…

이 사람 때문에 죽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절박함은 더욱 이기적으로 자신을 지키게 만든다。

소중한 가족들이‥ 친구와 지인들‥ 사소한 농담 한 마디가‥ 짓궂은 장난 하나가‥

그래서 더 없이 정겹고 따뜻하다。

 

40대와 50대는 건강에 대한 기본 마인드부터 다르다。

50대를 넘어가면 모든 건강상의 문제는 당면한 현실문제가 된다。

이제 癌은 우리의 일상에 흔한 질병이 되어버린 것 같다。

어느 교수님의 말처럼 “어쩌면 癌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아프고 치료하고 낫고… 그게 우리 인생이지‥

 

 

그리고 가슴엔 더 많은 사랑을 담아야겠다。

폭염과 열대야로 힘든 계절이지만

울~칭들! 더욱 건강 챙기며 즐거운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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