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내가 콩떡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
세월이란 도둑에게
큰 것 하나를 잃은 것 같다。
텅빈 이 평야에
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
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조차 슬슬 피해가는
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늦가을이기 때문이다。
잘 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
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이는 말하지만…
꽃병에는 가뿐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입은 꽃 몇송이 꽃혀 있다。
두려울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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