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빈터에/마음 담은 글

오십대 어느 날의 단상

능금꽃 2012. 9. 5. 14:36

 

 

나이 오십은 콩떡이다。

말랑하고 구수하고 정겹지만

누구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화려한 뷔페상 위의 콩떡이다。

 

어느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내가 콩떡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 죄는 아니다。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시간은 안가고 나이만 왔다。

 

세월이란 도둑에게

큰 것 하나를 잃은 것 같다。

텅빈 이 평야에

이제 무슨 씨를 뿌릴 것인가!

 

 

진종일 돌아다녀도 개들조차 슬슬 피해가는

이것은 나이가 아니라 늦가을이기 때문이다。

 

잘 하면 곁에는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어

가장 완벽한 나이라고 어떤이는 말하지만…

 

 

 

꽃병에는 가뿐 숨을 할딱이며

반쯤 상처입은 꽃 몇송이 꽃혀 있다。

두려울건 없지만 쓸쓸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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