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기의 Story album/소소한 이야기

어머님, 그곳에도 가을인가요..

능금꽃 2013. 10. 13. 21:25

 

 

 

추석날, 부모님 산소에서 마지막 벌초작업과 성묘‥

 

 

10월 12일 저녁무렵

서울에 사시는 시형제들과 부산에 사시는 시누이집에서 만나다。

 

 

 

 

 

 

 

  

 

 

10월 13일

 

 

기나긴 윤회의 사슬로 싹을 틔우고

흙으로

물로

불로

바람으로

그렇게 한 줌의 재로‥

 

숭고한 사랑과 그리움을 주신

아버님, 어머님。

훨훨!~ 자유로우신 영혼으로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신 당신‥

부디 편안하시고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빕니다。

 

 

영락공원에서

 

부재와 존재의 무거움이

시들지 않을 인조꽃잎 끝에서

알록달록 가벼워지는 오후

 

망연히 바람을 맞으며

생의 이편과 저편을 생각한다。

 

지나온 애증의 세월과

사랑하는 가족,

자신의 몸뚱아리 조차

놔두고 가야하는 길‥

 

삶이

작은 항아리에 든

백색분말 같은 가벼움이란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나고 병들고 죽음이

생의 과정이라는 걸

한 가족의 오열과

죽음 앞에서 봤다고 해서

내 삶이 변할 수 있을까?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인가‥

 

허허로운 바람이

내 온몸을 휘감듯 스친다。

__ 엄경애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