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미앞 거랑(개울)에서.. 일곱 번째 이야기
여름이 떠나고
며칠간 기승을 부리던 늦더위도
태풍의 영향으로 더 선선해진 초가을 날씨‥
가끔씩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그리워질때가 있습니다。
들판의 흙 내음이 좋아지고
푸른산의 향기가 좋아지는
자연의 모습을 닮은 고향이 그리워져
향수에 젖기도 합니다。
......
개울 뚝에서 바라 본 우리마을과 구련1, 2동 마을‥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고 대부분 연로하신 어르신들만
고향을 지키시니 점점 가구수가 줄어들어‥
어릴적엔 그렇게 커보이던 마을이 이젠 너무 작아 보이네요。
울~구지미 친구들의 집이 보이나요?
올해는 아직 사과도 크기가 작고, 대추도, 논의 벼도 푸른빛이 많아
수확의 시기가 많이 늦어지겠어요。
동생들은 낚시 재미에 푹!~ 빠져 있네요。
지렁이도 떡밥도 없이 파리 낚시라나 뭐라나‥ 처음엔 그냥 던지기만 하면
바로 눈먼 고기들인지 막 낚이더니 조금 지나니 눈치를 챘는지…ㅎㅎ
시원한 갈바람 건들 불어오는 개울가에서
고기와 묵은지를 구워‥ 함께 먹으니 꿀맛 같은 점심‥^^
과수원밭에서 찬거리로 가지와 들깻잎도 따고, 알밤도 한 가득 줍고‥
저녁은 동생들이 낚시로 잡은 물고기로 별미 어탕수제비 끓여
다들 가을에 먹으니 더 맛있다며 두 그릇씩 비웠다。
어둑해질 무렵의 고향마을을 바라보며 어린시절을 떠올리다
내 동무들을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마실 다녀오시는 고샅길에서 할아부지를 기다리고‥
저녁연기 낮게 깔리면
나를 부르시던 엄마를 기다리고‥
집마당에 들어서면 웃마루에서 홍두깨로 국수를 만드시다
국수 꼬랭이를 남겨 주시던 할머니도 기다리고‥
가뭇한 어둠속으로 거나하게 취하셔서
비틀비틀 걸어오실 아부지도 기다리고‥
그러나 아무도 오지않는 쓸쓸한 어스름녘 고향마을을 뒤로하고
되돌아오며 불러보는 고향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