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빈터에/마음 담은 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능금꽃 2010. 10. 2. 16:18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떠나지는 않아도 황혼마다 돌아오면 가을이다。

사람이 보고 싶어지면 가을이다。

편지를 부치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와 보니

주머니에 그대로 있으면 가을이다。

 

가을에는 마음이 거울처럼 맑아지고

그 맑은 마음곁에 오직 한사람의 이름을 써 보낸다。

주여!~라고 하지 않아도 가을엔 생각이 깊어진다。

 

누구나 지혜의 거름이 되어 경험의 문을 두드리면

외로움이 얼굴을 내밀고 삶은 그렇게 아픈거라 말한다。

 

그래서 가을이다。

사자의 눈에 이윽고 들어서는 죽음은

사자들의 말은 모두 詩가 되고

멀리있는 것들도 시간속에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가을이다。

 

가을은

가을이란 말속에 있다란

시를 떠올리며…

   

 

 

그리움이 물드는 계절입니다。

아기손바닥 같이 앙증맞던 담장이 넝쿨도

어느덧 화사한 화장을 하고…

 

 

근사한 잎을 자랑하던 나무도

옛 시간을 조용히 되새김질 하네요。

 

 

붉은 그리움이 꽃물처럼 들여져가면

하늘향해 웃는 가을이고 싶습니다。

온몸으로 빛을 향한 저 나뭇가지들처럼…